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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음식 지역별 차이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by ssoya1 2025. 9. 20.

추석 차례상 사진

추석은 한 해의 풍요로움을 감사하며 조상님께 예를 올리는 우리 고유의 큰 명절입니다. 이 시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정성껏 차려낸 추석 음식이지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같은 명절이라도 지역마다 차려내는 음식이 꽤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경상도의 담백한 상차림, 전라도의 화려하고 풍성한 요리, 강원도의 자연 친화적인 음식은 그 땅의 전통과 기후, 생활방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결과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 지역의 추석 음식 문화를 비교하며,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경상도 추석 음식 - 담백하고 정갈한 맛

경상도 사람들은 대체로 간이 세지 않고 담백한 맛을 선호합니다. 이런 성향은 명절 음식에도 그대로 드러나죠. 경상도 상차림은 깔끔하고 정갈함이 핵심입니다.

육류보다는 건어물과 나물이 중심을 이루고, 국물 요리도 기름기 없는 맑은 국이 많습니다. 도라지, 고사리, 무나물 같은 반찬들은 기름에 볶기보다는 데친 뒤 소금과 참기름으로만 간을 맞추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립니다. 이런 단순한 조리법 속에서 조상들의 검소한 삶의 철학이 묻어나지요.

전도 간단하게 준비됩니다. 동태전, 깻잎전, 고기전 정도가 대표적이며, 크기도 작고 먹기 좋게 부쳐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름 양도 많지 않아 담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국물 요리는 소고기무국, 곰국, 묵국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묵국은 여름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추석 시기에 자주 올랐던 음식으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경상도의 추석 음식은 화려함보다는 절제와 조화를 중시합니다. 먹다 보면 ‘필요한 만큼만, 그러나 정성스럽게’라는 정신이 전해져 오는 듯합니다.

전라도 추석 음식 - 풍성하고 화려한 상차림

전라도는 예부터 맛의 고장으로 불리며, 손맛 좋은 음식 문화가 뿌리 깊습니다. 명절이 되면 상차림이 특히 화려하고 풍성하지요.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다양한 전의 향연입니다. 고기전, 동태전, 새우전, 동그랑땡, 깻잎전, 표고버섯전 등 많게는 열 가지가 넘는 전이 한 상 가득 차려집니다. 한입마다 다른 풍미가 느껴지니, 식탁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잡채, 육회, 갈치조림, 홍어삼합, 게장 같은 손이 많이 가는 요리도 아낌없이 올려집니다. 김치 역시 한두 가지가 아니라 갓김치, 백김치, 파김치 등 다채롭게 준비되어 매 끼니마다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라도 음식은 대체로 양념이 강하고 조리 과정이 정성스럽습니다.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발효장을 활용해 깊고 진한 맛을 내고, 색감과 고명에도 신경을 씁니다. 그래서 전라도의 추석 음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정성과 환대의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대가족 문화가 남아 있는 전라도에서는 명절이 곧 함께 음식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내는 상차림은 손님과 가족 모두에 대한 애정과 존중의 표현이라 할 수 있죠.

강원도 추석 음식 - 자연을 닮은 투박한 맛

강원도는 산과 바다를 모두 품고 있어 음식 재료가 다양합니다. 그래서 추석 음식에도 산나물과 해산물이 골고루 활용됩니다.

곤드레나물밥, 더덕구이, 도토리묵, 감자송편은 강원도 추석 상에 자주 오르는 대표 메뉴입니다. 곤드레는 들기름에 무쳐 먹거나 밥에 넣어 지어먹으면 담백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합니다. 감자송편은 쫀득하면서도 고소해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지요.

바다 음식으로는 가자미식해, 도루묵 찜, 명태조림, 오징어볶음이 빠질 수 없습니다. 특히 식해는 발효 특유의 풍미가 강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강원도 사람들에게는 정겨운 ‘집밥 같은 명절 음식’입니다.

강원도에서는 감자전, 옥수수전, 메밀전병 등도 흔히 만들어집니다. 전을 두껍게 부쳐내기보다는 얇고 담백하게 부치는 경우가 많아 소화가 잘 되고, 지역 특산물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강원도의 음식은 화려하진 않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합니다. 조미료를 최소화하고 투박하게 조리한 음식 속에서 강원도의 소박한 정서와 자연 친화적인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추석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지역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삶의 방식이 담긴 문화적 상징입니다.

• 경상도의 담백하고 정갈한 맛

• 전라도의 풍성하고 다채로운 상차림 

• 강원도의 소박하고 건강한 음식

각각의 상차림은 다르지만, 그 안에는 공통적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조상을 기리는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올해 추석에는 우리 집 상차림을 준비하면서, 다른 지역의 음식 문화도 함께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전통은 다양할수록 더 풍성해지고, 그 속에서 진짜 ‘우리의 맛’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